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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울리는 신라면 / 광고 음악부터 변경된 카피까지 기억에 남았던

카피피디아 2024. 1. 31. 22:11

카피

이것은 그냥 매운 라면이 아니다.

소소한 행복.

친구.

잊지 못할 그 때다.

이것은 왁자지껄.

일탈이자.

단결.

어른의 관문이자.

자부심이다.

이것은 인생을 맛있게 메워주는 라면이다.

새해에도 맛있는 인생 되길.

인생을 울리는 농심 신라면

 

어릴 땐 신라면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독특한데, 저에게 신라면은 집을 멀리 떠났을 때 먹는 음식이었기 때문이에요. 특히 수련회나 MT를 가면 대게 아침 식사로 신라면 작은컵을 나눠줬는데, 이거 먹을 시간에 얼른 집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집 떠나 혼자 살고부터 신라면을 찾게되었습니다. 밤늦게 시험공부를 마치고, 금요일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먹는 그 라면이 가장 맛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를 생각하면 감상에 젖게 됩니다.

“마케팅은 제품과 서비스가 줄 수 있는 추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일이다. 추억에도 때로는 적절한 소비가 필요하다는 걸 기분 좋게 전달하는 것이 광고의 역할이다.” 최근 읽은 책에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는데요!

이번 신라면의 광고는 제품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추억을 잘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의 지은이는...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카피는 신라면이 처음 출시된 1986년부터 함께했습니다. 고 신춘호 농심 회장이 직접 만든 문구라고 잘 알려져 있는데요. 약 40년 전의 시대적 맥락 속에서 탄생한 카피이기에, 요즘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죠? 아래 1986년의 신라면 광고를 보면 이 문장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을지 유추해 보실 수 있습니다.

신라면, 매운맛을 넘어

새로운 슬로건에 대한 공식적인 배경은 이렇습니다. “기존 카피가 눈물나게 매운맛을 강조했다면, 새로운 카피는 식품을 넘어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는데요.(농심 보도자료)

<인생을 맛있게 메워준다>는 임팩트있는 문장에서 그 의도가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국내 라면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신라면은 시장 선두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을 텐데요. 맛보다는 브랜드의 가치에 집중함으로써 공감을 이끌어내는 전략이죠.

사실 OO도 울렸던 신라면

사실 최근에는 신라면의 수식어가 '사나이 울리는'이 아닌 <세계를 울리는>으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월드클래스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의 글로벌함을 함께 부각해 왔습니다.

이번 광고에서도 <자부심>이라는 단어에 신라면의 세계적 존재감을 녹여내었는데요. 실제로 제품의 해외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해요. 이미 브랜드 매출 비중의 60%가 해외 매출이라고 하니, 글로벌 시장에서 열심히 성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등장한 광고에서는 와닿지 않았던 신라면의 글로벌함이, 이번 광고에서는 유독 눈에 띄었는데요. 그 이유는 아마 <자부심> 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스토리라인이 공감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빌드업이 잘 되었다!

 

광고 배경 음악

끝으로 광고 음악 소개해드립니다! 신라면 광고에서 알게 되어 요즘 이 노래만 듣네요 ㅎㅎ

나상현씨밴드 - 각자의 밤